알래스카 여행 (8)


 도서관을 가야겠다는 내 계획은 점점 희미해졌다.
두번째 기념품 쇼핑을 마친 나를 기다리고 있던것은 앵커리지에서 가장 큰 규모의 종합 쇼핑센터였다.
마침 화장실을 가고싶었다. 다른 나라에 가면 자주 느낀다. 공중 화장실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나는 쇼핑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작은 동네치곤 제법 큰 규모였다. 사람도 많이 없었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쇼핑센터 안에서 잠깐 앉아서 쉬었다.
내가 앉아서 쉬던 의자 옆에는 전기를 사용하라고 usb용 콘센트와 일반 미국 110v콘센트가 구비되어 있었다.
나는 핸드폰을 충전하고, 쇼핑몰 내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이것저것 핸드폰을 만지며 꼼지락거렸다.

쇼핑몰 실내.

 시간이 제법 흘렀다.
이미 도서관은 문을 닫았을 시간이었다.
약간 아쉽긴 했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 아쉬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공항에 자러가기 전 앵커리지에서의 마지막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것인가 고민에 빠졌고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검색해봤다.
근처에 아주 유명한 펍을 발견했다. 펍 이름은 F Street Station.
구글 지도 기준 5점 만점에 4.4점을 기록한 펍이다.
나는 그곳으로 향했다.

외부 사진.

 F Street Station, 그곳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아주 붐볐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앉았고, 나는 곧 공간을 가득 채우고 붐비는 느낌을 나게 하는 그런 사람들 중 한명이 되었다.

앉은 자리에서 한 컷.

 오픈 키친이었다.
요리사들은 요리하면서 종종 나와 주변의 손님들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아주 재밌으면서 호탕하고 멋진 사람들이었다.

메뉴판의 한 부분.

 저 부분에 있는 메뉴들이 대표 메뉴인 느낌을 받았다.
굴이 눈에 띄었다. 알래스칸 오이스터.
빨간색으로 **표시가 되어있는게 나에게 ' 강력추천 ' 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사실 나는 굴을 아주 싫어한다.
흐물흐물하고 아주 짜다.
아주 짠 바닷물을 이용해 젤리를 만든다면 이름을 굴로 정해도 손색이 없을것 같다.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인다.

 그러나 2017년(작년) 호주에서의 여름 크리스마스때 난생 처음으로 판타스틱한 굴 요리를 먹었다.
호주의 아름답고 작은 마을에서 알고지낸 가족에게 파티에 초대되었을 때 이다.
검은색 소스와 잘게 썰어놓은 베이컨을 섞어 오븐에 구우면 완성이다.
완전 간단하다.
그런데 맛은 정말 판타스틱했다. 중독성을 자아냈다.

Alaskan Oysters. 생 굴.

 이 기억의 힘으로 나는 무모한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알래스칸 오이스터를 주문했다.
큰 차이점은 생 굴 이라는 점.

생맥주 메뉴.

KASSIK'S IPA

 내가 주문한 맥주 KASSIK'S IPA이다. 직원에게 추천해달라고 해서 그대로 시켰다.
IPA가 INDIA PALE ALE 의 줄임말 이라고 한다.
나는 정말 우연히 며칠 후에 알게되었다.
그냥 마시면서 에일 맛이 나네?? 에일인가 보다. 여기까지였다.
그리고 역시 알코올 도수는 약간 강했다.

 알래스카 굴과 맥주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다.
조합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굴이 나쁘지 않았다는게 아니다.
레몬을 꽉꽉 짜서 즙을 뿌려대었다.
그리고 오리지널의 맛을 느껴보자 아무 소스없이 그냥 먹었다.
역시 나에게 생 굴은..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도 아직 가운데에 빨간 소스가 남아있었다.
한 줄기 희망을 갖고 두번째 굴은 빨간소스를 듬뿍 찍어 먹었다.
소스가 정말 맛있었다.
이정도라면 나머지 굴을 다 먹을 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소스맛으로 먹는 생 굴.. 이해하기 어려운 요리(?)이다.
소스와 맥주의 힘을 빌려 나는 굴을 다 먹을 수 있었다.

계산서,

 역시 저렴하진 않다. 아니 그냥 비싸다. 팁까지 내야했다.

 나는 도전적인 저녁식사를 마친 후 공항을 향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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