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Street Station에서 굴과 도수가 강력한 맥주 2잔을 마셔 약간 알딸딸했다.
그 상태로 공항에 도착했다.
적당히 인적이 드물고 수면을 취하기에 편한 자리를 찾고싶어서 수색에 들어갔다.
목 좋은 곳 수색중 무엇인가 몸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맥주 도수가 높다고 해도 그거때문에 맛이 간건 아니고.. 굴, 굴 때문이라는 생각이 났다. 얼른 적당한 곳을 찾아 짐을 조금 정리하고 누워버렸다.
나는 비니를 쓰고 있었는데 길이가 꽤 길었기에 쭉 잡아서 아래로 쓰면 코를 거의 덮을정도까지 내려왔다. 그정도 비니를 내려서 쓰면 공항의 밝은 불빛을 막아주는데 충분했다.
눈을 감고 잠을 자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내 몸을 감싸는 이상한 기분은 더욱 나빠져갔다.
나는 메스꺼움과 어지러움을 느꼈다. 곧 저녁으로 굴을 먹었던걸 후회했다. ' 다음부턴 절대로 먹지 않으리' 전혀 잠을 잘 수 없었다. 애초에 졸리지 않았다. 상태는 좋아질 기미가 없었다. 나는 누운 상태에서 앉았다가 다시 누웠다가 수없이 반복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버스가 끊겼을 시간, 나는 결단을 내렸다.
따뜻하고 조용한, 편안한 침대가 구비되어있는 숙소로 가자.
나는 내가 묵었었던 Bent Prop Inn and Hostel로 가기로 했다. 그곳은 24시간 손님을 받는 그런 호스텔이었다. 좋지않은 몸을 이끌고 공항 밖으로 나와 공항에 주차되어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있는 곳으로 갔다. 나는 허탕을 치지않기 위해 택시기사님에게 나의 상황을 설명하고, 호스텔에 확인전화를 하기위해 전화를 빌려줄수 있냐고 요청했다.
그는 흔쾌히 승낙했고 어떤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오늘 밤 묵을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녀는 미안하지만 예약이 가득 찼다고 했다.
오늘 오전 체크아웃때 까지만 해도 텅텅 비던 예약이 하루만에 가득찼다는 말을 믿기 힘들었다. 이 상황을 보던 택시기사님은 자기가 그 주변 몇개의 호스텔을 안다고 같이 가보자고 나에게 제안을 했고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내 몸 상태는 도저히 공항에서 잠을 잘 수 없는 상태였다.
기차역과 상당히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스텔에 도착했다. 택시기사님은 요금정산기를 잠시 멈추고 다녀오라고 했다. 나는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호스텔 문을 두드렸다.
역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아직 자기가 아는 곳이 한 곳 더 남았다는 기사님의 얘기를 듣고 바로 그쪽을 향해 우리는 움직였다.
가면 갈수록 내가 묵었던 호스텔 쪽으로 가는게 아닌가, 끝내 그곳에 멈췄다.
Bent Prop Inn and Hostel 이었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니 다시 한번 노크를 해 주인아저씨 존을 불렀다.
길지 않은 시간이 흐른뒤 존 아저씨는 문을열고 나를 맞아주었다.
하지만 역시 대답은 같았다. 단체 손님 예약을 받는 바람에 방이 없다는 것.
그렇지만 친절한 존 아저씨는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존 아저씨는 여기서 아주 가까운 곳에 Arctic Hostel이 있다고 나에게 가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거듭하고 얼른 택시로 돌아와 Arctic Hostel로 가자고 했다.
운전을 하고 가니 1분정도 거리에 위치해있는 그 곳을 찾을 수 있었다.
Arctic Hostel.
나는 오늘밤을 여기서 묵을수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노크를 하자 안경을 쓴 남자 한명, 금발 머리로 염색을 한 여자 한명이 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오늘 꼭 잘곳이 필요하다고 그들에게 말을 했다. 그들은 약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뒤, 안경을 쓴 남자가 직원이 이미 퇴근해서 없다고 나에게 대답했다. '아 이러면 안돼는데 여기가 마지막인데' 라고 생각을 한 순간, 갑자기 금발로 염색한 여자가 나에게 한국인이냐고 물어봤다. 어?!?!?!?!?!?! 나는 정말 놀랬다. 그녀를 보니 어렸을때부터 해외에서 자라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그런 해외파 한국인 특징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안경쓴 남자에게 내가 케어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말을 한 뒤 나에게 따라오라고 했다.
나는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그전에 택시 요금을 내야한다고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한 뒤, 얼른 택시비를 내고 기사님께도 오늘 정말 고마웠다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그녀는 나를 지하로 안내했다. 그녀는 어떤 양식이 있는 종이를 나에게 주면서 적어달라고 했다. 나는 그 종이에 필요한 것들을 적었다.
그녀는 여기서 일을하며 지내는 것 처럼 보였다. 마침 그 날은 휴무일 이었고.
아마 내가 한국사람이 아니었다면 도움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은 한국 사람인 나에게 행운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약간의 대화를 나눴다.
춥고 추운 알래스카의 겨울을 여행하러 온 한국인은 정말 드물다고 반갑다고 나를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나의 향후 알래스카 여행 계획에대해 그녀는 물었다.
"페어뱅크(Fairbanks)로 갈거에요. 내일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가요." 나는 대답했다.
"어 내일 일요일이면 버스 안다닐텐데? 그거 알아?" 그녀는 나에게 정말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아니요 전혀 몰랐어요" 남은 선택지는 택시밖에 없었다.
"그러면 내가 내일 택시 예약해줄게." 그녀는 아주 친절히 내일의 나를 위해 택시를 예약해주었다.
"고맙습니다. 근데 알래스카에는 얼마나 지내셨나요?" 나는 물었다.
"그렇게 오래는 안됐어요. 저는 보스톤에서 꽤 오래 있었어요. 추운 날씨가 좋아서 어쩌다보니 이쪽으로 오게되었어요. 지금은 여기서 일을 하고요. 아 근데 저는 페어뱅크는 아직 한번도 못가봐서 갔다가 여기 다시 온다면 저한테 어땟는지 꼭 알려주세요" 그녀가 페어뱅크에는 한번도 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나는 놀랐다.
"그럼요 온다면 꼭 후기 남길게요" 나는 대답했다. 나는 캐나다로 돌아갈 티켓을 아직 사지않은 상태여서 다시 앵커리지로 올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녀는 나에게 방을 안내해주고 잘 자라는 인사와 함께 떠났다.
밝은 금색으로 염색을 한 그 누나는 신비롭고 성숙한 매력을 뿜었었다.
이름도 물어보지 못한 그 누나를 또 본다면 감사의 인사와 함께 내 페어뱅크 여행 후기를 들려주고싶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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