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여행 (20)


 나는 갑자기 나타난 야생동물을 충분히 감상하고 몇가지의 준비를 하고 페디와 밖으로 나왔다. 자동차 반납까지 시간이 약간 남아서 우리는 근교여행을 하기로 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여행 구성원은 그대로였다. 약간 달라진것이 있다면 오늘 나는 Glacier House 체크아웃 날 이자, Fairbanks에서 처음 지냈던 숙소, 9th Ave Hostel 체크인 하는 날 이었다. 페디는 계속 Glacier House에 남아있기로 했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North Pole. 북극이 아니다. 그냥 지역 이름이다. Arctic Circle이 아니다. 가보고싶긴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불가능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나중에 기회가 온다면 다시 가기로..

 여행 구성원은 그대로이지만 약간의 변동이 있었다. 베라가 North Pole 근처 모빌스키 투어를 예약해놔서 그녀와 잠시 떨어져있어야 했다. 우리들의 분위기메이커 베라였었기에 약간 아쉬웠다. 어쨋든 그녀를 위해 먼저 그녀의 목적지로 향했다. 가면서 가까운 거리에 큰 강이 있다는걸 우리는 알게되었고, 그녀를 내려준 다음 우리는 강에 가기로 했다.
역시 강은 얼어붙어있을 거란 생각에 재밌을것만 같았다.

 나는 베라를 어떤 오두막집 앞에 내려주고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강을 향해 출발하려는 순간 그녀가 갑자기 뛰어나오면서 멈추라고 손짓했다.
오늘 베라와 함께 스키모빌을 타기로 예약된 직원이 다쳤다고 예약을 나중으로 미루던가 취소라하는 통보를 받았다고 베라는 우리에게 말해주었다.
그녀는 예약을 미루고 다시 우리 팀에 복귀했다. 이런게 운명일까?
우리는 얼어붙은 강에 도착했고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North Pole을 가려는 이유, 바로 Santa Claus House, 산타 클로스 하우스가 가장 큰 이유였다. 정말 어울리는 지역에 어울리는 장소 아닐까 싶다.

 나는 산타 클로스 하우스를 향해 운전을 하면서 엽서를 한장 사서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작은 꼬마친구 Hannah에게. 그녀는 나에게 Best Buddy, You are my whole world 등 거침없는 말을 하곤 했다. 호주에 살고있는 한나는 크리스마스를 여름에 보내야만 한다.
그런 한나에게 아주 큰 선물이 될 것 이라고 확신했다.

 산타 클로스 하우스 일부분.

 마침내 도착했다. 나는 운전하는 내내 편지 내용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뭐라고 쓰지? 뭐라고 쓸까? 좋지않은 영어실력으로 어린 친구가 잘 이해 할 수 있게 편지를 쓸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WTF?!

 들뜬 마음으로 출입구 앞에 갔더니 나는 종이 한 장을 볼 수 있었다.
난 정말.. 아..... 그냥 진짜 저거보고 아............ 했다.
충격받은 날 보더니 우리 멤버중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너 이거 닫은줄 몰랐어?"
"응 몰랐어. 나 호주에 있는 꼬마친구한테 편지쓰려고 했는데 아...." 나는 정말 풀죽은 모습으로 대답했다.
 "나는 너가 이미 알면서도 여기 가자는줄 알았는데.. 모르는걸 알고있었으면 내가 미리 말해줬을텐데 미안.." 누군가가 나에게 미안해했다.
"너가 왜 미안해. 난 괜찮아 그냥 당황스럽네. 어쩔수 없지.." 나는 대답했다.
누군가가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정말 충격받아서 기억이 온전치 않나보다.
나중에 알래스카를 간다면 꼭 이곳을 다시 들려 편지를 쓰리라 다짐했다.


 산타 클로스 하우스 옆에는 엄청나게 큰 산타 모형이 있었고 그 옆으로는 얼음으로 조각한 조각품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우리는 옆으로 걸어가 그쪽을 구경했다.
얼음 조각품들 옆으로 가니, Reindeer(순록)들이 있었다.

 순록. Reindeer.


 저 사진에 보이는 여자분이 우리에게 Reindeer에 대해 아주 자세하고 친절하면서 재치있게 설명해주셨다.
사실 사슴의 한 종류라는 거 말고는 정확히 어떤 동물인지 몰랐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Reindeer 라고 따로 검색해봐서 순록 이라는걸 알게되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순록들을 관찰해본 결과 거의 모든 순록들이 뿔을 갖고있는걸 확인한 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일반적으로 숫사슴들만 뿔을 갖고있는데 이 공식대로라면 성비가 너무 안맞아보였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순록은 남,여 상관없이 뿔을 가지고 있나요"
그녀는 좋은 질문이라고 칭찬해주며 " 너 말이 맞다며 순록은 암,수 상관없이 뿔을 갖고있어" 라며 대답해주었다.
그녀의 입담은 아주 재치있었다.
우리는 곧 차를 반납 할 시간이 와서 떠나야만 했다.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우리는 다시 Fairbanks로 향했다.

 동료들을 다 내려준 다음 나는 베라와 함께 공항으로 차를 반납하러 갔다.
우리는 약간의 대화를 주고받았다. 베라는 처음, 내가 온천에 가자고 했을때를 상기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그당시에 나는 너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고 그래서 경계를 했었고....Blah Balh~~" 나의 첫 느낌에 대해 말해주었다. 사실 베라 말이 맞다. 평소와는 다르게 무엇인가에 쫓기듯이, 여행경비를 아껴보려고 베라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기도 전에 너무 내 주장만 했었다. 세상에는 여러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버린 결과였다. 나는 그녀에게 미안하면서 이렇게 말해주는게 고맙기도 했다. 그녀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하지만 지금 나는 널 믿을 수 있어. 너 되게 좋은 사람인거 같아" 나는 베라에게 "내가? 이렇게 빨리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버린거야?" 라고 장난스레 반응하기도 하면서 우리는 대화를 한동안 계속했다.
기분이 묘했다. 베라는 내가 어떤사람인지 계속 관찰하고 있었을까? 아니 그 순간까지도 관찰의 일부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독특한 매력을 가진 친구였다.

 우리는 공항에서 우버를 타고 와타루와 치카가 있는 9th Ave Hostel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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