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염, Appendicitis 그 후



North York General Hospital.

 2018년 4월 26일 오후 7시 쯤, 일을 하다가 쉬는시간에 먹은 저녁을 너무 많이 먹은 탓 일까, 속이 더부룩 해지기 시작했다.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나는 단순한 소화불량이라고 생각했었다.

 2018년 4월 27일이 된 새벽 12시, 집으로 향하는 길. 내 배의 작은 복통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걸어서 집에가는 도중에 복통이 약간씩 강해졌다. 좌측 상단 복부에 통증이 제일 심했다. 약 새벽 12시 30분에 집에 도착 할 수 있었고 이 때의 복통은 충분히 고통스러웠다.
잠을 자고나면 괜찮아 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누웠지만 더 고통스러웠을 뿐, 전혀 잠을 잘 수 없었다. 오히려 토를 하고싶은 느낌까지 들었다.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며 3시간을 보내고, 도저히 단순 소화불량은 아닌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 온몸의 감각이 말해주었다. 병원에 가라고. 

 캐나다에서 병원에 한 번 가본적 없는 나는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 몰라서 구글 맵을 켜 내 현재위치 주변 병원을 검색했고, North York General Hospital 이란 곳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우버를 불렀다. 정신없이 핸드폰, 보조배터리, 지갑 그리고 여권 필수 소지품을 챙기고 집 앞 까지 온 우버를 타고 무사히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약간의 대기시간을 갖고 어떤 응급실 직원과 간단히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고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내가 받은 조치는 링거였다.


 처음 큰 한 팩을 사용중에 토를 했다. 응급실 간호사는 토를 하니깐 괜찮지 않냐면서 곧 나아질거라고 나에게 얘기를 했다. 하지만 괜찮은건 잠깐 기분탓이었다. 다시 통증이 지속되는걸 느낀 나는 간호사에게 가 여전히 아프다고 얘기를 한 후, 사진에 보이는 빨간 종이가 부착된 작은 팩으로 이루어진 링거를 맞았다. 몸이 나른해지고 나는 약 한 시간정도 잠이들었다. 잠에서 깬 나는 더 이상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곧 어느 응급실 직원이 내 이름을 불렀다. 침대가 있는 곳으로 간 나는 거기에 누웠고 그 응급실 직원은 내 배를 여기저기 눌러보기 시작했다. 처음 아팠던 좌측 상단의 배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하지만 오른쪽 아래, 우측 하복부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손으로 살짝 누를 때 마다. 그리고 곧 의사가 나타났다. 그는 충수염(맹장염)일 가능성이 있다고 검사를 더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나는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그 의사는 다시 나에게 와서 예상했던 충수염이 맞다고 서둘러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다.

 생각해야 할 부분이 여러가지 있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수술을 받을지 여기서 받을지.
일단 나 혼자 알아서 해결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아버지께 연락하여 상황을 설명드렸다.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마음을 거의 굳혔는데 의사가 와서 비행기에서 맹장이 터지면 정말 위험 할 수 있다고 여기서 빨리 수술을 하는것이 좋다고 나에게 말했다. 한국에서 해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수술비인데, 캐나다에서 한국에 갔다가 다시 캐나다로 가는 비행기 표 값만 대략 2000불, 거기다가 수술비까지 한다면 캐나다에서의 수술비와 아주 큰 차이가 없을거라는 판단과, 한국에서 장기 해외보험을 들어둔것이 있었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난 곧 수술을 받았다.


 내가 수술 후, 하루 있었던 입원실이다. 2인실이었고 창문에는 바로 나무들이 보여 전망은 좋았다. 수술이 잘 끝났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고 나는 수술이 끝난 뒤 거의 바로 걸어다닐 수 있었다. 간호사들이 나를 보고 놀랬다. 벌써 걸어다니냐고. 빠른 회복을 거쳐 수술 후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나는 방구를 낄 수 있었다. 완전히 정상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몇개의 주의사항을 듣고 나는 입원 하루만에 무사히 퇴원을 할 수 있었다.


 모든 병원비 약 7000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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